책을 권함


연애는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일 같다. 2014


다음에 연애를 하면, 다음에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이렇지 말아야지, 이렇게 해야지 하면서도
비슷한 상황에 처하면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
하다못해 연락을 주고받는 패턴에서부터 그렇다.

그래서 늘 연애는 몇 번을 해도 어렵고,
되돌아보면 비슷했을지언정, 할 때는 매번 다른 연애 같다.

비슷한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 나를 새삼 발견하며
나는 또 지켜지지 않을 다짐을 한다.

"다음에는 꼭 이래야지." 하고.



인생 더럽게 안 풀리는 느낌 2014



요즘의 내 고민은 "어떻게 해야 즐겁게 일할 수 있을까"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고, 또 나이가 들어서도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이란 무엇일까"로 끝난다.

그 사이에는 사회생활, 축소해서 말하면, 회사생활 하면서 몸에 스며버린 사회적 관념들과 나다움에 대한 갈등이 존재한다.

사회적으로 그럴 듯한 성공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능력
사회적으로 선망받는 명성

살면서 중요한 건 내 기준으로 살고 있느냐였고, 내 노력을 통한 작은 기쁨을 누리고 있느냐였던 것 같은데
언제부터인가 다른 사람의 시선에 묶여 살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그런 시선에서 벗어나려고 많이 노력 중이고
다시 인생을 설계하듯이 하고 싶은 일을 시도하려 노력 중이다.

그 고민의 초입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일이 있다.
하고 싶은 일을 늘 내가 능력 없음이 들통날까 봐 부끄러워 했는데, 
우선 해보려고 한다.
지금의 망신보다 더 낮아질 수는 없을 거 같다. 

WHY HOW WHAT 2014


억지로 만든 가치나 신념은 처음에 아무리 그럴 듯하게 포장해도
그 원동력이 자연스럽지 않기 때문에 머지 않아 무너지게 마련이다.

또 거기서 비롯된 행위들도 스스로도 그렇고 남들이 보기에도 그렇고
대체 뭘 하자고 이걸 하는 걸까, 하는 의구심만 생성한다.

자연스럽게 뭔가가 떠오르는 때를 기다리며
끊임 없이 물을 뿌려줘야겠다. 나에게.
관심 가는 것이라는 물 말이다.

수사님의 말씀 2014


이렇고 저런 다양한 이유로 성당 새신자 교리반에 들어가게 됐는데,
아무튼 나는 세례도 이미 받은 사람이거니와 다시 시작하면서 마음가짐을
다진다는 생각이 커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수강하고 있다.

우리반을 가르치는 수사님이 말씀하시기를,
모든 사람에게는 하느님이 깃들어 있다고 했다.
그 사람이 하는 행동, 그 사람이 하는 말, 그 사람이 만들어내는 물건, 그 사람에 대한 것 하나하나에.
그러니 미운 사람이라도 포기하지 말고 그 사람을 대하다 보면
언젠가는 상대방에게 깃든 하느님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을 거라고.

그러나 나는 나를 해코지하며 자신의 이득을 취하고
조직에서의 나의 위치와 인상을 회복하기 힘들 만큼 손상시킨 사람을
웃는 낯으로, 아니 웃는 낯이 아니더라도 말이라도 섞으며
얼만큼은 포용하려 하기가 힘들다.

수사님에게 '포기한다'는 것은 그냥 쌩깐다는 거랬다.
그런 의미라면, 나 역시 같은 의미로 포기한다는 말을 쓰는 거겠다.
또 그러한 포기는 나뿐만 아니라 상대방도 취하고 있으니,
포용은 더욱 요원한 일이고, 자연스러운 방법이 아니라
억지로 내가 다가가서 굽히며 아양을 떨고 싶지도 않은 일이다.

상황은 이렇게 되었지만
이런 상황에 처해 있을지언정 내게 좋은 것을 앞두고 일어나는 일이겠거니, 하고
그저 받아들이려 많이 노력하고 있다.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겼을까를 이해하는 것은 힘든 일이고
잘못된 이해는 다시 상황에 대한 오해와 고민을 낳게 하기 쉽기 때문에
굳이 분석하고 이해하려고는 하지 않으려 한다.



동료 2014


의도도 명료하지 않으면서
자꾸 알아서 이끌어달라는 식의 요구가 많아서
굉장히 귀찮고 짜증나던 차에 문득 나는 보고야 말았다.
그 친구도 나와 같은 절박함을 가졌기 때문이라는 것을.

내가 일하며 전전긍긍하던 인정과 성과에 대한 조급증이, 그 친구에게도 있었던 것이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친구의 절박함에 조금 마음이 누그러졌던 지난주.


야, 너 기죽지 마라 2014


말하자면, 나는 지금 구겨질 대로 구겨진 100만 원짜리 지폐인 셈이다.
무자비하게 구겨졌든, 오물이 묻었든 간에 100만 원은 100만 원이고, 언젠가
그 가치대로 쓰이는 때가 온다.

흔히 인생어록 같은 데서 자주 등장하는 스토리인데,
지금 내가 내 상황을 받아들이고, 잘 넘기려 한다면 이런 생각 외에는 좋은 답이 없어 보인다.

여기서 똥값 취급받고 있을지언정, 그것이 내 가치를 말하는 전부가 아님을 "알고"
휘둘리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망치는 건 할 만큼 다 해본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
나를 망치는 길은 빠져들기 쉬운 법이니, 최선을 다해 늦춰보자.

그리고 최선을 다한 뒤라면,
그다음에 열리는 문은 인생을 망치는 길이 아니라 보다 적합하고 안락한 곳으로 나를 인도해줄 것이다.
내 인생은 노력에 대한 아주 합당한 보상으로 이루어졌으니,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 믿는다.




인정받는 것에 굶주려 있는 사람처럼. 2014


오랜만에 생각이 많아지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

소심함과 찌질함, 자발적인 고립감에 파묻혀 관계에 대해, 나 자신에 대해 고민하던 길고 긴 시절을 보내고
이제서야 "남들이 보는 나"를 신경 쓰지 않고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때가 도래했나 싶었다.
정말 인생은 알 수 없고, 함부로 계획하며 예측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걸 깨닫는 서른 살의 3월이다.
서른이 되니, 능력과 인정이라는 새로운 고민의 챕터를 열고 이제 막 그 챕터의 두 페이지 정도를 읽어나간 느낌이다.

그러니까, 나는 능력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사실에
엄청난 중압감을 느끼고 있는 중이다.

내가 지금 알고 있는 사실은 이거다.
될 일은 어떻게든 되고, 안 될 일은 어떻게 해도 안 된다.
그러니, 우선 당장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서 하고
안 되더라도 크게 실망하지 않을 것.
나답게 할 것.

인정받아야 한다는 조급함에 스스로도 납득되지 않는 사항들을 진행시키지 말 것.
좋은 컨텐츠라고 생각되면 확신과 충분한 근거를 갖고 상대방을(=사장을) 설득시킬 것.

아는데, 감정상태가 저하되고 활력이 떨어진 이유가 뭘까?
곰곰이 생각해본 결과 여전히 '남의 시선'을 신경 쓰기 때문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여기서의 남의 시선은 사실 내 주변의 대다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딱 한 사람. 사장이다.
내가 거지같고 어른과 사장으로서의 미덕이라고는 손톱의 때만큼도 없다고 생각하는 사장일지언정
이 사람한테 일에 대한 능력을 인정받고 내 기획을 추진해갈 수 있어야 일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는 것이다.

사실, 이 사장 밑에는 지금 출판계에서 날고 긴다 하는 쟁쟁한 주간들이 거쳐갔다.
그런데 이 주간들 역시 기획력만 쪽쪽 빨리고 사장의 악덕한 계략에 이 회사를 나가게 되었다.
이 사실들로 추론하건대, 사장한테 인정이란 자기한테 이득되는 것을 가져다주는 사람, 그 이상은 아닌 것이고
이득을 가져다주다가 자신의 권위가 약해질까 우려되면 어떻게든 구실을 붙여 회사에서 나가게 만든다.
그런 사람들도 사장의 행패에 내쫓기다시피 나가게 되었는데, 만에 하나 내가 그런 경우를 당한다고 해도
전혀 부끄러워할 일은 아닌 것이다. 내 문제라기보다 이 사장이 워낙 그런 사람일 뿐이니까.

나 스스로 일을 못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덤벙대는 스타일이기는 하지만
늘 함께 일하던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아왔으니, 성실함과 늘 발전하려고 노력하려는 내 천성을 믿으면 될 일이다.
여기에서 어떻게든 하려고 하기보다 길게 보고, 내 색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건 알고 있으나, 이렇게 흔들리는 때가 있는 건 어쩔 수 없다.
우선 컨펌을 받고 기획이 하나 제대로 성사가 되어야 안심이 될 것 같다.


(++ 하나 더)

눈에 띄고 재미있어 보이는 것이 디자인/예술 분야라 그쪽으로 기획을 하고 있지만 이게 내 방향이 맞나, 하는 고민이 있다.
내 인생은 내가 만들어가는 대로 이어져왔다.
이쪽 분야로 밀고 나가겠다, 하면 아마 나중에 나는 이쪽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분야에 얼마나 애정이 있느냐, 내가 가치 있는 것을 선택했느냐, 또 나는 이 분야에서 어떤 가치를 발견했느냐를
늘 잘 생각해봐야 한다.

(+++ 또 하나 더)

내가 질투하고 동경하는 부류는 어떤 사람들인가?
그걸 생각해야 한다. 질투하고 동경한다는 것은, 저 사람들이 부러운데 나는 그렇지 못해서 생기는 감정이니.
부러워할 것이 아니라 그처럼 되려고 노력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듯하다.
사람들을 만나서 깊이 있는 얘기를 나누고, 가치 있는 담론을 알리려고 하는 사람들이 좋다.
그 안에 섞여 있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 그러니, 그런 사람이 되어야지 한 번 다짐해보는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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