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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사키 요시오 <켄싱턴에 바치는 꽃다발> 텍스트의 즐거움




물원에서는 말이야. 

 동물원을 한 바퀴 돌아본 후, 나는 사자우리를 쳐다보면서 미나코에게 말했다. 
 사자들은 모두 봄날의 따스한 햇볕 속에 네 다리를 쭉 뻗고 누워 낮잠을 즐기고 있었다. 꼭 사자가 아니어도 잠이 올 것 같은 기분 좋은 햇볕이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린이 통화通貨 기준이 된대. 
 
  린이 통화 기준이라고요? 
 
  . 기린은 매우 번식력이 강해서, 어느 동물원이든 수가 안정되어 있거든. 거기다 인기도 적당히 있지. 그래서 동물은 기린을 통화로 해서 거래되는 거야. 
 
  마는 기린 얼마, 하는 식으로? 
 
  . 하마는 20기린. 

  뿔소는요? 

  뿔소는 매우 비싸. 300기린은 하지, 아마. 

  밌네요! 

미나코의 눈이 반짝거렸다. 


 에는 말이지, 펠리컨이 통화 기준이었어. 하지만 펠리컨은 그 수가 너무 늘어나서 화폐가치가 하락해버리고 말았지. 펠리컨 인플레이라고나 할까 

 그래요? 

 래서 몇 년 전에 세계 각국의 동물원 관계자들이 모여 펠리컨 회의라는 것을 개최했대. 거기서 통화 기준이 기린으로 바뀌었어. 

 리컨 회의? 

 . 확실히 그랬다고 기억해. 

미나코에게도 나에게도, 그 날의 만남은 봄바람이 상쾌한, 정말 즐거운 데이트였다. 바람이 불 때마다 미나코의 머리카락이 날려서 내 볼을 간질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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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 뭐하고 있었지? 

 전에는 회화교실이었어. 

 두 모였었어? 

 

 금 런던의 호텔에 있어. 샤워하고 이제부터 자려고 해. 

 래. 

 지에 갔다 왔어, 오늘. 

  됐어? 

 

 행이네. 

 고마워. 저기, 그리고 말이야. 

 

 것만은 전해두고 싶어서. 

 이 8년 동안 나와 사귀어줘서 정말 고마워.

 나는 회사를 그만뒀지만, 하지만 앞으로도 나답게 살아갈 거야. 뭐랄까, 그렇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지금은 들어. 그러니까, 앞으로도 나와 함께 지내줬으면 좋겠어. 


 

 ...........유짱? 

 뭐? 


 

 지금의 나는, 유짱에게 있어서..... 

 응. 


 

 몇 기린이야?



 

 지구의 반대편에서 들려오는 미나코의 목소리는 높고 맑았다. 나는 천천히 생각해서 조용하게 대답했다. 


 

  500기린. 

 코뿔소보다 비싸네. 


 

  응. 

   날보다 올라갔어, 기억하고 있어? 

  론. 


  


 

 린 통화, 하락한 거 아니야? 

  혀. 펠리컨 회의도 그 후로는 열리지 않았고. 


 

  말? 

  말이야. 


 


 

  유짱? 
  

  응? 

  빨리 돌아와. 
 

 응. 


 

 빨리 돌아와 줘. 



 

 거기서 내가 가지고 있던 국제전화카드는 끊어졌다. 

 나는 미나코와 좀 더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새벽 3시의 런던에서는 마땅한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오오사키 요시오, 켄싱턴에 바치는 꽃다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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