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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트런드 러셀 <행복의 정복> 텍스트의 즐거움





사람들이 날마다 겪고 있는 일상적인 불행에 대해 다룰 것이다.
즉 분명한 외적 원인이 없으니 달아날 길이 없는 것 같고,
달아날 길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참아내기 힘든 불행을 치유할 방법을 제시하는 데 이글의 목적이 있다.

- 16쪽


세상이 전쟁의 구렁텅이로 떨어지기도 하고, 
어떤 분야에서 지식을 습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친구들이 죽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고통은 자신에 대한 혐오로 생기는 고통과는 달리 삶의 본질적인 부분까지 파괴하지는 않는다.
외부에 대한 관심은 어떤 활동을 할 마음을 불러일으키는데, 
그 관심이 살아 있는 한 사람은 결코 권태를 느끼지 않는다.

- 18쪽


허영심이 어느 한계를 넘어서면 모든 활동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말살해버리기 때문에,
허영심이 지나친 사람은 결국 무기력과 권태에 빠지게 된다. 
허영심은 자신감이 부족한 데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존감을 키워야 허영심을 치료할 수 있다.
자존감을 기르는 유일한 방법은 외부적인 대상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한 활동에서 성공을 거두는 것뿐이다.

- 22쪽


우리는 지금 낡은 기준은 벗어던졌지만 아직 새로운 기준은 마련하지 못한 
다소 혼란한 시대에 살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여러 가지 곤란을 겪게 된다. 
아직도 무의식 속에서 낡은 기준을 믿고 있는 사람들은
곤란에 부딪치게 되면 대개 절망과 후회, 냉소에 빠진다.
내가 보기에 이러한 일을 겪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하지만 이들은 이 시대에 가장 말이 많은 사람의 부류에 속해 있다.

- 43쪽


비극을 쓰기 위해서는 비극을 느껴야 한다. 
비극을 느끼기 위해서는 그저 마음으로만이 아니라, 피와 근육으로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를 인식해야 한다.

- 48쪽


사람은 어린 시절부터 단조로운 삶을 견디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현대의 부모들은 이런 점에서 크게 비난받아 마땅한다.
요즘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영화 구경이나 맛있는 음식 같은
수동적인 오락거리를 너무 많이 제공하고 있다.
부모들은 특별한 때를 제외하고는 날마다 비슷한 생활을 하는 것이 아이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지 못하고 있다.
어린아이는 주로 자신의 노력과 창조력에 의지해서 스스로 환경으로부터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

- 71쪽


자아가 분열되어 있는 사람은 자극과 오락거리를 찾게 된다.
그는 강렬한 감정을 느끼는 것을 좋아하지만, 건전한 이유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그런 감정이 순간적으로나마 자신을 내면에서 벗어나게 하고, 고통스러운 생각을 없애주기 때문이다.

그에게 있어 열정은 모두 도취의 한 형태이며, 그는 근본적인 행복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오직 도취의 형태로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119쪽


피해망상증의 경향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불우한 이야기가 먹혀들어가는 것 같으면
그 이야기를 있는 대로 과장해서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만들어버리고,
남들이 자기 이야기를 믿지 않는다고 느끼면 
자신에게 유난히 매정하게 구는 사람이 또 있구나 하고 생각할 뿐이다.

- 122쪽


어떤 사람이 직접 겪은 한 가지 사실은 그가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수많은 문제들에 비해서
그의 마음속에 훨씬 깊이 각인된다. 
이로 인해서 이 사람은 잘못된 균형감각을 가지게 되고, 일반적인 사실보다 예외적인 사실에
지나친 중요성을 부여하게 된다.

- 126쪽

흔히 볼 수 있는 피해망상의 또 한 종류는 박애주의적인 유형으로, 
원치 않는 사람들에게 선행을 베풀고는 그들이 전혀 고마워하지 않는 것에 대해 놀라고 당황한다. 
사람들이 선행을 베푸는 동기는 자신들이 상상하는 것처럼 순수하지 않다.

권력욕은 쉽게 드러나지 않고 여러 가지 위장을 한다.
우리가 남들에게 유익할 거라고 믿는 어떤 행동을 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은 
권력욕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 126쪽


첫째, 당신의 동기는 당신 자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반드시 이타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둘째, 당신의 장점을 과대평가하지 마라.
셋째,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 당신 자신과 마찬가지로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상상하지 마라.
넷째,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신을 해코지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질 만큼 당신에 대해 골몰하고 있다고 상상하지 마라.

- 128쪽


일단 사리분별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나이 많은 사람이든 젊은 사람이든 똑같이 스스로 결정할 권리,
필요하다면 시행착오를 겪을 권리가 있다.
어떤 중요한 문제에 부딪혔을 때, 나이 많은 사람의 압력에 굴복하고 마는 젊은이는 분별력이 부족한 사람이다.

- 146쪽


오늘날 사회에서 상당한 학식을 갖춘 사람들 중 가장 행복하게 살고 있는 이들은 바로 과학자들이다.
저명한 과학자들은 대부분 감정적으로 단순하며, 자신의 직업에서 얻는 만족감이 대단히 크기 때문에
음식을 먹는 데서도 기쁨을 얻고, 결혼 생활에서도 기쁨을 얻는다. 
예술가들이나 문학가들은 자신의 결혼 생활이 불행한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과학자들은 옛날식의 가정적 기쁨을 누리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과학자들은 고도의 지능을 과학 연구에 몽땅 쏟아붓고, 
자신이 특별한 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 영역에는 발을 들여놓을 엄두도 내지 않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자신의 일에서 행복을 느낀다.

- 158쪽


의무감은 일을 하는 데는 유용하지만, 인간관계에서는 불쾌감을 불러일으킨다.
사람들은 상대방이 인내심을 가지고 자신을 찾아주는 것이 아니라, 좋아해주기를 원한다.
어쩌면 굳이 애쓰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여러 사람들을 좋아하는 것은
개인이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 169쪽


세계는 넓고 인간의 능력은 제한되어 있다.
만일 인간의 모든 행복이 개인적인 환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
비록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인생이 제공할 수 있는 행복보다 더 많은 행복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지나치게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이야말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적은 것을 얻게 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 170쪽


우리의 삶에는 반드시 자유가 필요하다.
문명화된 사회 속에서 열정을 잃게 되는 주된 원인은 바로 자유에 대한 제한이다.
미개인들은 배가 고프면 사냥을 한다. 이런 모습은 직접적인 충동에 순종하는 것이다.
아침마다 일정한 시간에 일하러 나서는 사람들도 근본적으로 는 같은 충동에 의해서 움직이다.
생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욕망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현대인의 경우, 충동은 충동을 느끼는 바로 그 순간에는 직접적으로 행사되지 않고, 
이론이나 신념, 결단을 거쳐서 간접적으로 행사된다.

막 출근길에 나선 사람은 방금 아침을 먹었기 때문에 배가 고프지 않다.
그러나 그는 배가 고파질 것을 알고 있고, 직장에 나가는 것은 
앞으로 맞게 될 허기를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 185쪽


불안감에서 비롯된 사랑은 두려움에 의해서 좌우되는데,
그런 사랑은 안정감에서 비롯된 사랑에 비해서 훨씬 자기중심적이다.
낡은 불행에서 벗어나려는 사랑보다 새로운 행복을 바라는 사랑이 더 바람직히다.

- 198쪽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해 진정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랑, 
서로를 단순히 자신의 행복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공동의 행복을 추구하는 결합체로 보는 사랑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에 이르는 아주 중요한 요소다.

자아를 철벽 속에 가두어놓아서 자아를 확대할 수 없는 사람은
설사 직업에서 성공한다고 해도
인생이 베푸는 최고의 행복은 놓치게 되게 마련이다.

- 199쪽


일을 재미있게 만드는 주요 요소로는 두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기술의 발휘고, 다른 하나는 건설이다.
남다른 기술을 익힌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가 가진 기술을 발휘하는 데서 기쁨을 느낀다.
하지만 그 기술이 평범한 것으로 인식되거나, 더 이상 자신의 기술을 향상시킬 수 없게 되면
기술을 발휘하는 것은 아무런 기쁨을 주지 못한다. 이런 행동을 하게 되는 동기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다.
물구나무서기를 할 줄 아는 아이가 바로 서는 것을 싫어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 227쪽




덧글

  • 아루아루 2013/06/14 09:08 # 답글

    저랑 책 취향이 좀 비슷하신듯
    겹치는 책들이 좀 있네요 아님 펭귄클래식 세트가 있으신건가?
    전 펭귄클래식 100권인가 사서 그거 많이 읽거든요.

    버트런드 러셀도 좋아하는 사람이고요 흐흣
  • 미닉 2013/06/14 09:24 #

    펭귄클래식 100권은 제 로망인데엽?ㅋㅋ
    세계전집 여러 종류가 있는데, 제가 보기엔 펭귄클래식 판들이 좀 읽기에 편한 거 같아요!

    버트런드 러셀 책은 <행복의 정복>이 처음이었는데, 완전 !! 이 할아버지!! 통찰력이!!!
    <게으름에 대한 찬양>을 추천받아서 그거 읽어볼라구요~~~!!
  • 아루아루 2013/06/14 09:58 #

    오호호 그건 아니군요 저도 펭귄클래식이 편해요

    게으름에 대한 찬양도 추천합니다. 핵심을 찌르는 무언가가 있지요 그의 글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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